본문 바로가기

여행

당일같은 1박2일 부산여행 #2

아침에 눈을 뜨니 창밖으로 가랑가랑 비가 내린다 .

어제 저녁 돌아다닐 때와는 다른 감성으로 비오는 부산을 감상하면서 둘째날 여행 시작.

아..정말 이 숙소는 혼자 꼭 다시 오고싶다.

여행을 하는 이유를  들라 한다면 많은 이유들이 있겠지만

나는 '고립된 나만의 공간에서 시작하는 낯선 여행지와의 소통'을 말하고 싶다

-아무하고도 연결되지 않은 몇시간짜리 완벽한 나만의 공간이 주는 낯설음과 약간의 고독감,그리고 곧 다가오는 여행지와의 소통에 대한 설레임.-  표현부족

여섯시인데 내려다 보이는 수협건물 안에서는 좌판을 벌인 상인들이 보였다.

경매가 끝난 후 난장인가.

이른 새벽까지도 반짝거리며 불빛을 내던 저 다리는 비안개에 가려 뿌옇다.

영도대교인가...부산대교?....아~~~남항대교. 

오늘 저 다리를 건너 영도를 갈꺼야.

숙소에서 조식을 제공해 주지만 우린 나가서 국물을 먹기로.

부산에 오면 돼지국밥을 꼭 먹어야 한다지만 우린 둘다 사랑하지 않는 음식 이름이므로 지나가다가 들린 남포설렁탕집에서.

친구는 해운대쪽을 가자고 했지만 비도 오고 멀기도 하고 또 예나 지금이나 해운대는 밤에 가야....

어제 계획한대로 가까운 송도로 행선지를 정하고 택시로 출발~~

기사님께 영도에서 점심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곳이 어디냐고 여쭈었더니 하이꼬~~ 우째 이런날 왔으요~

부터 말문을 트시고 송도 도착할 때까지 말씀을 해 주셨는데 재밌게는 들었는데 맛집은 없는듯...

송도바다에 내리니 빗방울이 좀 많아졌다. 

비오는 아침이라선가 아~~무도 없다. 

너~~~~~무너무너무 좋다.

발자욱이 없는 젖은 모래를 밟으며 비오는 바다를, 바람과 비와 빗소리를 품고 철썩거리는 파도를 느껴본다

이런 여행이 너무 좋다

계획이 없는, 계획대로 되지 않는, 예상하지 못한 당혹스런 순간으로 인한 낯선 즐거움.

일상에서는  무참해질 수도 있고, 상처받을 수도 있는 순간들이 여행지에서는 전혀 색다른 경험과 기억을 남겨준다.

이게 여행의 묘미지~!! 하듯이.

백사장이 짧은 송도해변를 우산들고 걷는다. 

우산에 부딪히는 빗소리와 쏴아~~하는 파도소리가 잘 어울린다

파도치는 바다 가까이로 걷다가 파도에 쫓겨 달아나보지만 내리는 비로 이미 바지는 허벅지 중간까지 축축.

그래도 마냥 마냥 좋다. 

마음이 편하고 아무 상념이 없어지는... 바다는 그렇다.  비 내리는 바다는 더욱이.

 

비오는 해변에서 모닝커피 한잔 해 줘야지~^^

가자~ 저기 보이는 투썸으로~~랄라랄라라~~♬♩♪

우산들고 폴짝폴짝.

 

투썸 송도 내부는 흔히 알고 있는 인테리어고 넓었다.

1층에서 주문하고 3층으로 올라가 저 자리에 앉았는데 뷰가 완전 좋다

혼자 갔다면 책 한권 펴놓고 시간 보내기 너무 좋은 장소다.

따뜻하고 달달한 커피 한잔씩 마시며 창문밖 풍경을 오랫동안 보고 싶었지만.

우리는 영도를 돌아보기로 하고 다시 택시타고 출발.

남항대교를 지나 친구가 가보고 싶다던 태종대를 갔는데..비가와서 출입금지?

할수 없이 옆길로 좀 걸어 내려갔더니 이렇게 예쁜 몽돌해변, 감자해변이다.

 

 

 

다누비 순환열차

여행지에 가면 저런 순환열차 타는거 디게 좋아하는데... 하다못해 예전에 서울대공원 가서도 코끼리열차가 젤 재미졌다늨ㅋㅋ

저 열차 타고 태종대 전망대 가려고 했는데 비가 와서 태종대도 문닫고 열차도 운행안하고. ㅠㅠ

시간이 12시가 다 되어서 흰여울마을만 돌아보고 기차타러 가기로 했는데 비랑 바람이랑....심하다.ㅠㅠ

택시 기사님이 이날씨에 거를 이찌 댕기나~ 하면서 내려준 흰여울마을 입구.

재밌자나요~ 은제 또 이릉거 해보겠능교..

작은 수퍼에서 비옷을 하나씩 사입고 우산펴고 작은 골목길로 진입.

비가 오니 사람들이 아주 조금이라서 치이지 않고 갈수 있어서 좋다.

사람이 사는 집에 붙은 골목길이라 주민들이 많이 불편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조용히 걸었다 (사실 떠들고 사진찍고 할 수도 없었다..비...)

알록달록한 몇개의 벽화와 작고 아기자기한 상점 몇개를 지나치면서 멀리 내려다 보이는 바다와 함께 걷는다.

이번 여행...느므느므 조하~~~ 

소리치고 싶을만큼~

 

 

그렇다 해도 비에 맞서 걸어가던 우리의 반항심이 쪼그라들때 쯤 조~~ 위로 푸릇푸릇한 카페가 보인다.

체력 고갈되기 전에 좀 앉자~

카페 피라.

진짜 예쁘다.  어느 예쁜 여주인의 솜씨인지... 아니면 이 근사하게 생긴 청년이 주인인지.. 알수 없으나  잘 꾸며놓았다.

날씨가 반짝거렸다면  핫스팟이 분명했을 작고 예쁜 카페.

테라스가 좋지만 실내에도 바깥쪽으로 향해 바테이블을 놓아서 오늘같은 날 굿~~

알아보니 역시나 흰여울마을의 핫플. 

오는길에 꼬막계단이라고 써있길래 꼬막비빔밥 먹을까 하고 청년한테 물으니 그곳에 꼬막은 없다고... 낚.....

비오는 잔잔한 먼 바다. 

떠 있는 배들도 조용하고 내 마음도 고요하고 평화로운 흰여울문화마을 작은카페.

마침 카페에는 John Mayer의 Gravity 가 잔잔하게 흘러나와 감성 up.

배경음악으로 쓰고 싶은데 어찌 올리는건지....누가 좀 갈챠줘여~~~

 

시간이 두시를 넘어서고 있어서 우리는 날씨 감안해서 부산역으로 이동하기로 하고 찢어진 비옷을 다시 주섬주섬 챙겨입고.

흰여울마을 절경길 아랫길로 한참 걸어서.

택시타고 부산역 하차.

2층 푸드코트에서 점심을 먹으면서 휴대폰 베터리가 다 되어서 찾아보니 곳곳에 콘센트가 있다

대합실 말고도 쉬는 공간도 꽤 있고.  

부산에서의 마지막 플레이스.

부산역. 

또 봐야 해~

 

언제나 돌아가는 길은 아쉽다.

여행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순간 피로감이 몰려오고 일상의 자잘한 할일들과 걱정꺼리들이 머리위에 내려와 앉는다.

하지만 괜찮다. 한동안은 여운에 조금 취해있을테니.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 단풍여행 - 제이드가든, 아침고요수목원  (0) 2019.11.10
주말엔 춘천여행  (0) 2019.06.24
갑자기 떠난 후쿠오카  (0) 2019.06.14
당일같은 1박2일 부산여행 #1  (0) 2019.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