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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주말엔 춘천여행

월,화,수,목,금 성실히 근로한 당신은 기필코 떠나라!! (물론 요일은 상관없이) 

토요일에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주제로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게 나의 주말론.

내가 제일 좋아하는 여행.. 일명 모르는 동네 나돌아 다니기.

금요일 밤을 새우다시피 해서 좀 늦게 일어났더니 날씨가 놀러 가기 정말 좋은 상태로 나한테 말건다.

'가자~~' 

'오키  가자~~~'

이른 시간이 아니라도 당일로 충분히 다녀올 수 있는 춘천,

청춘들의 영원한 핫플레이스.

용산역으로 가면서 코레일 앱을 보니 기차표는 뭐..역시나 모두 매진.

계속 들락날락하면서 앱 못살게 군 결과 11시 반 표 하나 나오자마자 겟.

itx청춘열차는 표가 없이 승차해도 승무원이 표 검사할 때 얘기하고 티켓팅 해도 된다.  

물론 원칙적으로는 아니 되는 거니까 정상요금보다 좀 많이 비싸긴 하지만 10000원 정도라 괜찮은 듯. 자진해서 납부. 

입석으로 예매했더라도 기차 칸사이에 간이 의자가 많이 준비되어 있어서 지정석이 아닐 뿐 앉아서 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오늘 진짜 사람 많다.

봄에는 원래 많으니까 그런가 보다 했는데 이젠 여름에도 서서 가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사람이 많다.

용산역.

itx청춘열차와 경의중앙선 전철이 다니는 곳이라 주말에는 엄청 북적거리는데 itx가 지나가고 나면 역에는 진짜로 젊은 사람이 없다.  

경춘선 itx는 진짜 청춘열차다.

itx'청춘열차'에서 청춘은 청량리~춘천에 앞글자를 따서 지은 이름이란다.

그런데... 정말 잘 지었다.

열차에는 청춘들이 늘 가득하고 가평, 강촌역에 도착하면 그 많은 청춘들이 쏟아져 내린다.

그래서 난 청춘열차를 사랑한다. 나도 청추........   운아~~~ 돌려다아아아오~~~~♪

여행의 출발점 용산역.

김영하의 '여행의 이유'를 읽으면서 여유로운 여행을 시작해본다.

그런데 오늘따라 유난히 객실이 어수선하다.

객실을 가득 매운 청춘들은 쉴 새 없이 수다를 떨었고 뒷자리에 꼬마는 뭐가 맘에 안 들었는지 울었다 멈췄다를 반복하고.

예전 무궁화호를 타고 가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평내호평을 지나면서 바깥 경관이 좋아지기 때문에 책을 덮고 창문 밖을 볼라치면.... 터널... 터널... 터널

강원도로 진입하는 기찻길은 많은 터널을 지나간다.

남이섬을 가기 위한 청춘들은 가평역에서 하차하고 (가평역에서 셔틀버스가 있다).

레일바이크와 4륜 차의 낭만을 즐기려는 청춘들은 강촌역에 하차하고.

청춘을 쪼꼼(마...맞는거지..?) 벗어난 나는 남춘천역 하차.

 

춘천 날씨는 인천보다 훨씬 맑고 푸르고 싱그럽다.

어제 비가 왔다는데 그래서인지 파란 하늘에 하얀 구름이 아주 멋지게 퍼져있다.

이런 하늘 보는 게 왜 이리 오랜만인 건지.

춘천의 여유로운 도로를 천천히 달려 점심 먹으러.

 

남춘천역에서 조우한 지인과 간장게장집으로.

여기는 춘천 현지인 맛집이 아니고 sns 맛집인 것 같은데....

일단 먹어보자.

요것조것 먹어볼 수 있는 안스 몸보신 모둠세트 주문.

요렇게 나온다.  

양념게장, 간장게장, 전복장, 새우장, 꽁치 고등어구이, 6가지 반찬, 샐러드, 된장찌개, 돌솥밥.

이 휴.... 맥주를 까먹.

일단 가격대비 괜춘.

1시쯤이었는데 배가 진짜 너~~ 무 고파서 등이 구부러질뻔했다.

샐러드 한입, 흔한 달콤한 소스.

내가 좋아하는 꽁치구이, 고등어구이  고추냉이 간장에 콕 찍어서 맛있게.

간장게장은 큰 놈은 아니지만 알배기라 속살이 튼실하고 뚜껑은.... 진리답게 마시쩡..

양념게장은 매콤 달콤 모두가 좋아할 만한 맛이다. 

새우장은 한 번도 맛있게 먹어 본 적이 없어서 망설이면서 한입.  음... 괜찮다.  비리지도 않고 감칠맛 나고 탱글탱글하다.

지금까지 먹어본 새우장은 입안에 살 부스러기가 묻어 남는 느낌이었는데 이건 깔끔하다.

처음으로 맛있게 먹어본 새우장. 장맛보다 새우가 아주 싱싱한 것 같다.

이 집의 최고는 전복장이다.

짜지 않으면서 살짝 가벼운 듯한  간장 베이스가 모두 같은데 들어가는 재료에 따라 조금씩 맛이 달라진다.

그중에 전복장의 간장이 제일 맛있다, 역시 전복에 열광하는 이유가 이건가.

된장찌개는 맛없다. 가차없이.

된장찌개는 차돌박이만 아니면 다 잘 먹는 편인데 이 된장찌개는 형편없다.

 

눈 깜짝할 새 순삭.

알맞게 눌은 돌솥 누룽지까지 싹싹 긁어서 비웠다.

일인 29000원에 먹은 게장 상차림으로는 괜찮은 금액이다. 

딱히 특별한 맛을 내지 못하는 1마리 25000원~40000원 하는 간장게장 전문점에 비하면.

잘 먹고 배를 불렸으니 좀 걸으러 가야지.

춘천을 옆동네처럼 다니면서도 한 번도 가지 않았던 구 김유정역.

옆에 있는 김유정문학촌은 다녀왔는데 왜 여기는 오지 않았는지....

김유정문학촌은 춘천에서 태어난 소설가 김유정의 글과 삶을 기록해 둔 곳으로 29세에 생을 마감한 김유정의 천재성과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그가 살았던 집 등을 볼 수가 있다.

역 길 건너에 있으니 같이 들려보면 좋을 것이다.

 

레일바이크를 타기 위해 오는 김유정역.

패스하고 곧장 구 역에 도착하니 헨젤과 그레텔에서 나올 것 같은 동화 같은 구 역사에 역장님이 반겨준다.

'안녕하세요 나신남 역장님~'

 

부산역과 문구만 다른 조형물.

 

 

난 이제 기다림에 지쳤다구....

이번 기차를 꼭 타고야 말겠어!!

옛날 모습 그대로 정차된 이 기차에 올라타면 오래되어서 세월의 흔적이 쌓인 곰팡이 냄새..... 이.. 이런....

북카페로 활용 중이다. 

사진을 찍을라니 한쌍의 다정한 연인이 있어서 패스.

곰팡이 냄새만 나지 않으면 나도 앉아서 책 한 권 읽고 싶다.

역 주변으로 야생화를 그대로 가꿔서 예쁘고 사람이 많지 않아서 한적하니 선로를 따라 걷기 좋다.

프리마켓이 열린 건지 공방에서 나온 분들이 예쁜 공예품을 전시, 판매도 하고, 예쁜 조형물들이 포토존으로도 좋다.

 

산책을 하니 역시 가비가 고프다.

나신남 역장님 안녕~~

인사를 하고 김유정 역을 떠난다.

역장님 이름이 나신남인 건 옛날 김유정역 이름이 신남역이었기 때문.

아..김유정역에는 itx가 서지 않는다. 

강촌역에서 경춘선 전철을 타면 다음역이 김유정역이다.

 

핫하다가 요즘 좀 잠잠해진 옥산가 랜드(?)로 향했다.

전에는 옥산가만 있던 곳인데 지난해부터 그 옆으로 건물과 공원이 생겨서 그냥 내 맘대로 옥산가 랜드라고....

옥산가는 폐 옥광산을  관광상품화해서 옥동굴 체험장과 옥 찜질방을 운영하며 옥장신구를 판매하는 상호이자 브랜드이다.

이곳이 핫플이 된 건 그림 같은 빵집이 유명해지면서다.  

 

달아실 미술관은 층마다 다르게 운영하고 있다

1층은 얼마 전 백윤기 조각전으로 조각품이 전시되고 있었는데..... 내 어릴 적 얼굴이 있었다... 눈 작고, 코 낮고, 입 작고......

지금은 권진규 미술전을 하고 있다.

2층은 근대사박물관, 3,4층은 장난감 박물관으로 아이들도 어른도 만족할만한 공간이다.

입장료도 5000원, 10000원.

-이 글은 광고성 글이 아닙니다.-

 

sns로 핫한 춘천 카페 그림 같은 빵집이다.

빵 종류가 매우 다양하고 개성 있다.

담백하면서 달달하고 고소한 게 커피하고 딱인 빵들이다.

 

왼쪽에 큰 빵이 best인데 약간 거친듯한 속과 달달하고 파삭한 겉면이 아주 맛있게 조화롭다.

위에 건 크림치즈, 소보루같이 생긴 건 안쪽에 치즈.  

다 맛있다

이번이 세 번째 방문인데 커피도 맛이 괜찮고 자몽차는 달고..

직원들이 교육이 잘 되어 있어 기계적이지만 친절하다.

'차오'는 카페와 같은 건물에 있는 레스토랑인데 벽면이 책으로 둘러싸여 꼭 공부방인듯, 북카페인듯....은 아니다.

들어가 본 적은 없고.

 

손님이 많아서 만든 건지 아님 애초부터 같이 지은 건지 그빵집 2관도 맞은편으로 있고.

그 옆에는 식당가 건물이다. 

어린아이가 있는 가족은 여기 와서 밥 먹고 뒤쪽 공원에서 뛰어놀다 박물관 구경하고 카페에서 차 한잔 마시고

옆 옥산가 가서 찜질하고 하루를 보내도 괜찮을 듯하다.

 

포토존이 빵집 내에 마련되어 있고.

 

 

이 곳 건물을 지은 사람이 애니메이션 음....로보트...잘 모르겠는데 그런 거 애호가이신가 보다

건물마다 애니메이션 주인공들이 경호하고 있는 걸 보면.

 

춘천에는 숨은 곳곳에 꺼리들이 많다.

명동에는 춘천 지역 청춘들의 먹꺼리, 요즘 핫해지는 육림고개, 소양강처녀가 있는 스카이워커, 가까운 곳에 도깨비시장,의암호 드라이브, 물가로 예쁘게 자리잡은 숨은 카페들. 구봉산에 핫한 카페들, 애니메이션박물관, 토이로봇관, 이상원미술관,, 레일바이크, 김유정, 엑티비티 중도물레길 카누, 소양강댐엑티비티 모터보트 등등...더 있지만.

제이드가든이나 남이섬은 어쨌든 경기권이니..패스.

행정구역상 강원도지만 수도권 여행지인 춘천은 한시간 반 정도만 달려가면 공간과 시간을 여유롭게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바쁜게 없는 도시 춘천. 

심심한데 멀리 갈수 없고 주머니에 돈도 많지 않고 함께 갈만한 친구도 없는 그런 날엔

만원도 안되는 기차표로 갈 수 있는 낭만도시 춘천으로.